제네시스 GV60 마그마에 담긴 럭셔리 고성능의 의미
※ 본 콘텐츠는 HMG 저널에 12월 9일 게재된 콘텐츠입니다.
많은 이들의 기대 속에 제네시스에서 최초로 선보인 마그마 양산 모델, GV60 마그마가 지난달 프랑스 르 카스텔레(Le Castellet)에 위치한 서킷 폴 리카르(Circuit Paul Ricard)에서 베일을 벗었다. 이곳은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 팀의 본거지로, 이번 발표는 브랜드 창립 10주년을 기념하며 젊고 세련된 럭셔리 이미지를 넘어 럭셔리 고성능 브랜드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순간이었다.
외형은 GV60의 기본 모델과 닮아 있지만, GV60 마그마는 마그마 오렌지 컬러로 생동감을 더하고, 제네시스의 디자인 철학인 ‘역동적인 우아함(Athletic Elegance)’을 바탕으로 한 역동적이고 기능적이며 스포티한 디테일로 차별화를 이룬다. 이름처럼 마치 지표 아래 잠든 용암이 폭발을 준비하듯, 뜨겁고 강렬한 에너지를 내포하고 있다.
GV60 마그마의 진정한 잠재력을 깨닫기 위해서는 직접 주행을 통해 그 성능을 체험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이동희의 트랙 경험담을 통해 GV60 마그마의 진가를 확인해 보자.
GV60 마그마로 트랙 주행을 제대로 경험하는 과정은 매우 특별하다. 운전자는 물론 동승자에게도 오감을 모두 만족시키는 다양한 즐거움을 주기 때문이다. 적당히 몸을 잡아주면서도 편안한 버킷 시트에 몸을 올리는 것부터 시작이다. 드라이버가 시동 버튼을 누르면 웅장하면서도 절제된 비주얼의 마그마 전용 웰컴 애니메이션이 대시보드를 가득 채운다. 촉각에서 시작해 시각적 표현으로 감정을 끌어 올리는 과정이다.
레인지 또는 컴포트 모드로 출발해 차가 움직이기 시작할 때, 강성 높은 샤시와 잘 다듬어진 서스펜션은 물론 드라이버의 입력에 따라 적절하게 출력을 높이는 모터의 작동 방식 덕에 고급스러움을 먼저 느끼게 된다. 스티어링 휠 왼쪽 아래에 달린 주행 모드 다이얼을 돌리는 것에 따라 레인지와 컴포트 모드를 오가며, 단순하면서도 꼭 필요한 정보가 잘 정리된 계기판의 변화가 만족도를 높여준다.
최대 650마력의 출력, 264km/h에 달하는 최고속도, 런치 컨트롤 사용 시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단 3.4초가 걸리고 계속 가속 페달을 밟으면 200km/h까지 10.9초 만에 도달하는 성능은 GV60 마그마가 럭셔리 스포츠 모델로서 갖춰야 할 필요충분 조건이다. 부스트 모드 사용 시 최대 2만 920rpm까지 회전하는 고성능 모터는 앞 175kW/370Nm, 뒤 303kW/420Nm의 출력을 발휘한다.
제원에서 알 수 있듯 뒷바퀴에 더 큰 출력이 담겨 후륜구동 스포츠카의 매력도 함께 즐길 수 있다. 네 개의 타이어 중 방향 전환을 담당하는 앞바퀴에는 적절한 양의 출력만 보내 차의 거동을 안정시키고, 뒷바퀴는 가속에 더 많은 접지력을 사용할 수 있어 조종성을 크게 높일 수 있는 구성이다.
GV60 마그마는 배터리 전기를 모터에 보내는 AC-DC 인버터를 2스테이지로 나눠 관리한다. 운전자의 요구와 주행 상황에 따라 모터로 보내는 전력량을 정밀하게 조절하는 기술이다. 2스테이지 인버터가 적용된 후륜 모터는 부스트 모드 사용시 303kW의 최대 출력에 도달한 후 1만 5,000rpm이라는 고회전 영역까지 최고출력을 온전히 활용할 수 있도록 제어한다. 이를 통해 고속 주행 중에도 꾸준히 밀어주는 힘을 오롯이 느낄 수 있다.
덕분에 부스트 모드를 작동하면 정지 상태에서 200km/h까지 10.9초 만에 끊을 수 있다. 공기저항이 커지는 고속 영역에서 운전의 즐거움을 기술력으로 키운 것이다. 트랙의 직진 구간에서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아도 강력한 힘이 꾸준히 뻗어 나가고, 속도계 숫자는 금세 200을 넘어선다. 부스트 모드의 작동 시간이 15초나 되기에, 뉘르부르크링 같은 곳이 아니라면 그 힘을 트랙에서 온전히 활용하는 것도 벅차다.
드라이버가 주행 모드 다이얼의 중앙에 있는 마그마 버튼을 누르자 우아하게 날갯짓하다 먹잇감을 발견하고 활강하는 독수리처럼 태세를 바꾼다. 하지만 거칠고 사나운 야생의 느낌은 마그마가 추구하는 방향이 아니다. 처음 진입하는 GT 모드는 이름 그대로 장거리를 빠르고 우아하게 달리기 위함이다. 초기 주행 시 사용했던 컴포트 모드는 차량의 속도가 빨라지면 전륜 모터와 후륜 모터를 동시에 사용하는 AWD 제어를 진행한다. 가속할 때 응답성이 빨라지는 장점이 있으나 연비에는 불리하다.
GV60 마그마의 GT 모드는 후륜 모터의 넉넉한 출력을 기반으로 고속 정속 주행 때 후륜 모터만 구동해 주행 부하를 줄이고, 이를 통해 고속 영역에서의 전비를 확보한다. 가속 페달을 밟는 정도에 따라 속도가 높아지는 가속감은 컴포트 모드보다 경쾌하지만, 스포츠나 스프린트 모드보다는 더 우아하고 정제된 가속을 이어간다. 앞 모터가 작동하지 않으니 전비가 좋아지는 것은 덤이다.
고성능과 편안함, 최적의 균형을 잡은 R&H 성능
GV60 마그마의 명확한 라이드 & 핸들링 콘셉트는 이 차의 양면성이 가장 명확히 드러나는 부분으로 트랙에서의 한계 주행이 이어지는 중에도 분명히 느낄 수 있다. 650마력과 2.2톤이 넘는 무게를 쉽게 다룰 수 있어야 하고, 한계 상황에서도 예측이 가능해야 하는 것은 물론 충분히 빠르면서 안정적이어야 한다는 어려운 목표를 달성한 것은 분명하다. 그 배경에는 차의 전반적인 주행 특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앞바퀴 주변의 조향 시스템과 링크, 앞쪽 서스펜션의 커다란 변화가 있다.
우선 일반 GV60가 가변 기어비의 랙앤피니언 시스템을 사용하는 것에 반해 GV60 마그마는 고정 기어비를 썼다. 더 높은 기어비 하나로 고정된 GV60 마그마는 운전대 조작에 따라 바퀴가 일관성을 갖고 움직이는 것은 물론 더 빠르게 반응한다. 빠른 스티어링 응답 성능은 스포츠카에 좋은 장점이지만 일상 운전에서는 피곤할 수도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바퀴를 서스펜션에 고정하는 킹핀 접촉 포인트와 실제 타이어의 접촉 포인트의 차이인 캐스터 트레일을 기본 모델 대비 16mm 앞쪽으로 밀어 고속 주행 시 조타 안정성과 깔끔한 피드백을 만들었다. 또 실제 바퀴를 밀어 조향이 일어나게 하는 유효암(Effective arm)의 길이가 기존 모델 대비 144mm에서 146mm로 늘었다. 이 경우 고르지 못한 노면이나 요철, 도로 이음매 등 외부의 충격에도 스티어링 안정성이 좋아져 고속 주행 시 한결 안정적이다.
여기에 앞바퀴 너클과 뒷바퀴 캐리어 등 바퀴가 달리는 부품과 차체를 잇는 서스펜션 하드포인트를 변경해 서스펜션 지오메트리를 바꾼 것도 큰 변화다. 이런 서스펜션과 조향 시스템의 변화는 훨씬 낮아진 롤 센터를 만들었다. 트랙 주행 등 좌우로 차의 하중이 급격하게 움직이는 경우에도 타이어가 노면에 더 잘 붙어 있도록 만들었고, 위아래로 크게 움직여도 타이어의 접지 위치 변화가 크지 않아 차의 동적 안정성이 크게 좋아졌다.
무게가 많이 나가는 전기차로 고성능 핸들링을 달성하고 좋은 승차감도 함께 잡기 위해 앞바퀴에는 유체가 들어간 하이드로 G부싱을 썼고, 리어 서스펜션을 지탱하는 멤버에는 하이드로 타입과 듀얼레이어 부싱을 사용했다. 이밖에 고강성 부품과 우레탄 인슐레이터 등을 적용하는 등 노면 충격을 정교하게 걸러내 제네시스에 걸맞은 주행 품격을 완성했다.
사실 GV60 마그마로 트랙을 달리며 가장 놀라는 부분은 매우 유연한 서스펜션이다. 서스펜션 변화의 백미는 스트로크 센싱 전자제어 댐퍼의 사용이다. 약 2.2톤의 무게는 숫자일 뿐, 차를 가속하고 멈추는 것은 물론이고 코너를 한계 속도로 달릴 때도 몸은 옆으로 밀리듯 큰 힘을 받지만 차체는 평온하다.
이는 새로 적용한 스트로크 센싱 방식 전자제어 댐퍼의 역할이 크다. 특히 댐퍼 스트로크의 한계 구간인 EOT(End of Travel) 제어 기능이 통합되어 있다. 네 바퀴에 달린 차고 센서가 각 바퀴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감지해 핸들링 시 롤 각이 발생하는 즉시 감쇠력을 제어하는 원리다. 이를 통해 댐퍼가 가장 압축된 상태 및 가장 늘어난 상태에서 물리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금속의 충격을 방지하는 것은 기본이고, 서킷 연석을 밟고 넘을 때, 일상에서 과속방지턱이나 포트 홀 등을 지날 때 차의 급격한 움직임도 막아준다.
EOT 제어가 포함된 스트로크 센싱 댐퍼와 그에 맞춰 강화된 스프링, 낮아진 롤 센터 등 GV60 마그마에 최적화된 설계 덕분에 트랙에서 한계에 가까운 주행 시에도 항상 예측 가능한 거동을 보여준다. 이 과정에서 차를 언제든 조종할 수 있다는 드라이버의 자신감은 옆자리의 파트너에게도 충분히 전해진다. 특히 위로 높게 솟은 연석을 밟고 점프를 한 후 착지하거나, 울퉁불퉁한 안전지역을 고속으로 지나도 열심히 일하는 서스펜션과 강력한 샤시 덕에 불쾌한 충격을 느낄 수 없다.
제네시스만의 방식으로 구현한 몰입의 경험
스포츠카라면 강렬한 사운드도 분명한 즐거움의 하나다. 반면 전기차의 최대 장점 중 하나가 정숙성이다. 럭셔리 고성능 전동화 모델인 GV60 마그마는 둘의 균형을 정확히 맞췄다. 우선 조용한 전기차를 위해 차 실내 바닥과 도어 트림에도 흡음재를 더 넣었다. 도어를 감싸는 웨더스트립을 강화하고 접합유리에 들어가는 필름도 더 두꺼운 것을 넣어 바람소리를 차단했다. 여기에 제네시스 브랜드가 GV80에 세계 최초로 적용했던 액티브 로드 노이즈 컨트롤(ANC-R)이 기본으로 쓰였다.
또 전기차 모터에서 발생하는 특유의 6고조파 소음을 역위상 전류를 흘리는 것으로 제어해 부드럽게 다듬었다. 그리고 모터에서 감속기로 연결되는 인풋 기어와 리덕션 기어의 가진력(Excitation Force)을 줄였다. 가진력은 기어의 맞물림 오차(Transmission Error)나 모터의 토크 리플, 코깅 토크 등에 의해 기어나 하우징에 진동을 일으키는 힘을 말하는데, 이를 낮추면 공진에 의해 발생하는 진동과 감속기에서 유발하는 와인 소음(Whine Noise), 래틀 소음(Rattle Noise)과 고주파 기어 노이즈를 모두 줄일 수 있다.
조용한 전기차에서 뱅앤올룹슨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으로 음악을 즐기는 것도 행복한 드라이빙의 요소인 것은 분명하다. 반면 오늘처럼 트랙에서 마음을 다잡고 달릴 때는 고성능차만의 강렬한 사운드가 필수다. GV60 마그마는 E-액티브 사운드 디자인 플러스로 다른 전기차에서 느낄 수 없는 즐거움을 준다. 애당초 인간은 100년 넘게 내연기관차를 타며 변속 때마다 높아지는 소리를 듣고 즐겨왔다. 특히 속도계를 보기 힘든 트랙 주행에서 기어 단수와 그에 맞는 엔진 사운드는 코너링 스피드를 결정하고 가속과 감속 타이밍을 결정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
고성능 내연기관 스포츠카의 엔진 사운드는 물론 8단 DCT 변속을 전기차에서 느낄 수 있게 만든 가상 기어 변속(Virtual Gear Shift)은 다른 전기차에서 느낄 수 없는 쾌감을 준다. 패들 시프트를 사용하면 각 기어단에 고정이 되어 퓨얼 컷까지 경험할 수 있다. 코너마다 최적의 회전수를 찾고 그에 맞춰 적극적인 변속까지 가능해진다. 실내뿐 아니라 차 앞과 뒤에 하나씩 추가된 외부 스피커로도 울려 퍼지며 GV60 마그마가 달리는 모습을 보는 관객에게도 잊을 수 없는 경험을 준다.
GV60 마그마의 진정한 모습은 스프린트 모드에 있다. 모터와 조향, 전자제어 서스펜션(ECS)과 뒷바퀴 좌우의 구동력 배분을 조절하는 e-LSD까지 모두 가장 스포티한 스포츠+ 세팅으로 바뀐다. 가속 페달의 응답성도 가장 빨라져 650마력의 출력을 온몸으로 느끼게 된다. 특히 스프린트 모드에서는 최대 가속 성능을 경험할 수 있는 런치 컨트롤이 항상 준비된 상태가 되고, 가속 페달을 90% 이상 밟을 때는 부스트 모드가 자동으로 활성화된다. 트랙의 직진 구간에서 별도 조작 없이 페달을 깊이 밟는 것만으로 랩타임 단축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감속 상황에 따라 앞뒤 모터의 회생제동량을 비슷하게 제어해 일관적인 제동감을 만드는 것도 트랙 공략의 즐거움을 주는 요인이다. 가상 기어 변속까지 함께 활용한다면 트랙 주행의 즐거움은 배로 늘어난다. 드라이버가 패들 시프트를 당길수록 옆자리에서 느끼는 희열과 몰입감이 진해지는 것은 물론이다.
비록 오늘은 트랙에서의 택시 드라이빙만으로 GV60 마그마를 경험했지만, 이 차가 어떤 목적을 갖고 개발됐는지 충분히 느끼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그것은 바로 양면성의 조화와 균형이다. GV60 마그마는 고성능과 스포츠, 빠른 코너링과 고속 주행의 안정성을 모두 잡았다. 트랙에서도 빠르고 역동적이면서 우아한, 제네시스 브랜드의 정점을 GV60 마그마에서 경험하게 될 것이다.
글. 이동희 (자동차 칼럼니스트, 컨설턴트)
〈자동차생활〉에서 자동차 전문 기자로 사회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티뷰론 일기], [69년식 랜드로버 복원기] 등 큰 화제를 불러모았던 기사를 쓰며 이름을 알렸다. 이후 크라이슬러 코리아와 재규어 랜드로버 코리아 등에서 영업 교육, 상품 기획 및 영업 기획 등을 맡았으며 딜러로 자리를 옮겨 영업 지점장도 맡았다. 지금은 현업의 경험과 이론을 모두 갖춘 칼럼니스트 및 컨설턴트로 활동 중이다.